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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마음

by solsoljihye 2024. 1. 19.

공허하다는 것은 비어있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뭔가를 채우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뭘 채워야 하는 것일까.
직장에 열심히 다니다 뒤를 돌아봐도,
아이를 성심성의껏 키우다 뒤를 돌아봐도,
내 능력을 쌓기 위해 이것저것 바쁘게 살다 뒤를 돌아봐도,
어느 순간 내가 지나온 길들이 채우기를 위한 것이 맞는지 아니면 여전히 비어있어서 이런 마음이 드는 건지 궁금할 때가 있다.
이건 혹시 내 주변에 마음 맞는 친구나 동료가 없어서 채우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연인이나 가족들조차 나의 수고와 진심을 전부 알아주지 않아서 채우지 못한 것일까?

그 공허함을 어떤 걸로 채워야 하는가에 대한 것은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것은 채웠음에도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나가서 다시 공허해지는 것도 있을 것이다.

무엇으로 채워야 하루하루 지나가는 인생에서 내가 쌓고 있다는 생각이 들까?
에리히 프롬의 ‘소유나 존재냐’에서 언급된 것과 같이 그것은 나의 존재 자체로 채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아무리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도 내 고통을 본인에게 대입해서 짐작할 뿐이지 내 고통을 느낄 수 없듯이
공허함과 충만함도 공유할 수는 없다.

그것은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나만의 것이다. 그것을 유한한 다른 것으로 채우면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지만, 나로 채운다면 ‘나’라는 유한한 존재가 사라질 때 어차피 나의 공허함도 사라지기 때문에 내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것이 모레처럼 허물어지지 않는 것이다.



나로 채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게 나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분명 나르시시즘처럼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나를 알아내서 형태를 세우고 자라나는 것일 것이다.

우리는 보이는 것에만 익숙하다. 나 자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키는 큰지.  운동신경은 있는지.  목소리의 높낮이는 어떤지. 리듬감은 있는지 등은 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래서 결혼 후 스스로에 대해 처음 들여다보기도 한다.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세포분열을 통해 여러 장기와 신체 여러 부위가 만들어지고 나서는 세상에 나와 하루하루 자라서 크기가 커지게 된다.
나의 안 보이는 존재도 내가 모르는 동안은 그냥 형태 없이 내가 모른 채로 그저 있겠지만, 내가 알아가면서 형태를 갖추고, 크기를 키우고, 성장시켜야만 이것이 바로 나의 존재를 인식하여 나의 인생 공간에 채우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그 기쁨을 알아가라.
그것을 해야한다는 것을 인지하라.
그래서 나의 인생이 오롯이 나를 위한 것임을 알기를 바란다.